아이들이 대학을 가고, 주말에만 집에 오는 생활이 벌써 2년쯤 되었다.주중 저녁은 이제 아내와 나, 둘뿐이다.처음엔 이상하리만큼 조용했고, 어색하기도 했다.20년 넘게 우리는 ‘엄마’와 ‘아빠’로 살아왔다.식탁엔 늘 아이들 이야기가 올랐고, 관심사는 학원, 성적, 친구, 진로 그런 것들이었다.아내와 나는 마주 앉긴 했지만 서로를 보지 않았다.우리는 그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달리는 동료였지, 부부는 아니었다.⸻아이들이 떠난 저녁 식탁어느 날부터인가 퇴근 후 집에 들어오면현관문을 열어도 뛰어나오는 아이가 없었다.TV 소리만 작게 흘러나오는 거실에서아내가 조용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.“왔어?”“응. 애들 왔어?”“아니, 이번 주엔 안 온대.”그 짧은 대화로 저녁이 시작되곤 했다.처음 몇 주는 좀 허전했다...